차들이 일제히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그냥 내가 졌다고 했다.
안그랬다가는 큰일날 듯 싶었다.
속도가 그렇다.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무서운 속도는
앞뒤도 재지 못하고 우리들을 무릎꿇게 만든다.
—
차들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왔다.
나는 무서웠지만
차를 타고 달려오는 사람들은
오히려 즐거웠을 것이다.
자본의 세상도 이와 같으리라.
경쟁의 속도를 마주한 사람들에겐 무서움이지만
자본을 손에 쥐고 그 속도에 올라탄 자들은
희희낙낙 즐거울 것이다.
차의 속도엔 사람을 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도 있지만
자본의 속도는 사람을 치고 달리면서도
그것을 경쟁이란 이름으로 정당화하며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무한질주로 내달리는 자본의 속도이다.
2 thoughts on “차와 속도”
다리 위에서 달려오는 차들을 바라보실 땐 속도감이 꽤 됐을 듯 싶습니다.
확실히 한밤의 도로는 대낮보다 속도감이 더 밀려와 보이네요.
눈에 불을 켠다는 말이 딱 얘들을 두고 하는 말이었군요.^^
속도에다가 소리가 겹쳐져서 상당한 두려움을 유발하더라구요.
같은 장소에서 시간을 달리하여 찍은 사진인데..
이상하게 똑같은 장소가 다른 생각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처음에는 같던 곳을 뭐하러 또 가냐고 생각했는데
갈 때마다 달라지는 것이 느낌이라서
똑같은 곳을 다시 가는 것도 괜찮다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