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눈의 숟가락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7월 25일 서울 양재동의 한 식당에서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는데
숟가락이 십자눈을 반짝인다.
밥먹는 건 난데
왜 네가 눈을 반짝거리는 거니?
그러자 숟가락이 말했다.
나는 네게 밥을 먹여준다는 기쁨에
눈을 반짝이는 거야.
그게 나의 큰 기쁨이거든.
밥을 먹을 때면
나는 밥을 먹는 기쁨에 눈을 반짝이고
숟가락은 내게 밥을 떠먹여주는 기쁨에
눈을 반짝인다.
먹고 먹여주는 기쁨으로
식사 시간이 반짝반짝거린다.

2 thoughts on “십자눈의 숟가락

  1. 이 포스팅의 카테고리가 생각나는 대로 끄적거리기인데,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숟가락의 즐거움이 반짝거리는 아침이네요.^^

    1. 상에 앉아 숟가락을 찍으니 뭘찍나 하는 듯 싶었습니다.
      하긴 요게 각도에 따라 딱 한사람에게만 보이니까요.
      그러고보면 자리도 잘 잡아야 뭘하나 건지는 듯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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