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들아, 그 쪽에 뭐있어?
왜 너희는 죄다 그쪽을 보고 있어?
바람이 오고 있잖아.
그것도 감격적인 걸음으로 마구 달려서.
당연히 마주보고 포옹해야지.
바람은 벌써 지나간 것 같은데.
마주보고 포옹했으면
지나간 바람 배웅도 해야 하는 거 아냐?
그렇지 않아.
바람은 지나가는 법이 없어.
끊임없이 달려오기만 할뿐.
때문에 끊임없이 포옹을 할 수 있지.
포옹은 뜨겁지만 바람의 포옹은 시원하기만 하지.
더구나 요즘같은 여름날엔 더더욱 시원하지.
바람이 지나갔다고 바람을 배웅하는 건
바람에 대한 예의가 아냐.
그래서 우리에게 바람은 지나가는 법이 없어.
그저 끊임없이 달려오기만 할 뿐.
2 thoughts on “갈매기와 바람”
열 마리인지 다섯 쌍인지 갈매기들이 디게 현명하군요.
갈매기들은 바람을 맞고, 바람은 갈매기들을 맞추는 게임,
해도 해도 지치지 않고 재미 있을 것 같은데요.
완전히 불볕 더위 속에서 갈매기 사진 한 장 건지려다 생으로 구이되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