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허물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8월 3일 서울 돈암동의 개운산에서

숲속의 나무에
매미가 벗어놓고 간 허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허물은 한동안 매미가
노래를 담아두는
매미의 노래 주머니이다.
숲속에 허물 속에서 꺼내간
매미의 노래가 가득이다.
아직 노래의 끝자락 한 소절 정도는
남아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알뜰히도 꺼내갔나 보다.
허물 속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노래 주머니는 텅비었지만
한여름의 숲은 노래로 꽉 찼다.

4 thoughts on “매미의 허물

  1. 엊그제 일산에 갔었는데 공원에서 매미 우는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거예요
    그래서 소리나는 나무 쳐다보고 깜짝 놀랐잖아요
    바로 이렇게 매미 허물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말이죠. 저두 첨 봤거든요
    공원 나무 여기저기에. 매미허물이 잔뜩.
    카메라가 안가져간걸 아쉬워했었는데 동원님이 포착하셨네요^^

    1. 옥이 친정에 가면 바로 위로 산이 있어서 거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요.
      매미 소리 어찌나 요란하던지요.
      저도 매미 소리 따라 나무를 기웃거리다 발견했어요.
      하도 많으니까 신기하더라구요.

  2. 매미들이 잔뜩 달라붙어 있는 게 좋아하는 나무였던가 봅니다. 베란다 방충망에
    홀로 붙어 우는 것만 보다가 이렇게 매미나무를 보니 특이합니다.

    1. 이렇게 많이 붙어있는 것은 저도 처음 봤어요.
      한두 개의 허물은 자주 눈에 띄었는데 이렇게 많이 붙은 것을 보니
      이 나무의 매력이 남달랐나 궁금하기도 하더라구요.
      더위가 한풀 꺾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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