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으로 나가면
구름은 하늘에 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커다란 창의 앞에 서자
이제 구름은 창에 담겨 있었다.
바깥에 있을 때는
세상 모두의 구름이었으나
창에 담자
창 앞에 선 나의 구름이 되었다.
건물이나 집이 나의 것이었다면
더더욱 구름은 확연하게
나의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마음에 창을 내면 아마도 내 마음은
내가 기거하는 나의 집이 될 것이며,
마음의 창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내 것 같아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창은
두 가지의 욕망을 동시에 갖고 있다.
하나는 밖을 보고 싶다는 욕망이며,
다른 하나는 바깥을 창에 담아 두고 싶다는 욕망이다.
마음의 창은 후자쪽에 더더욱 가까운 창일 것이다.
구름도 두 가지 욕망을 갖지 않을까.
푸른 하늘을 마음껏 떠돌고 싶다는 욕망과
어느 창에 담겨
창앞에 선 누군가의 그림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그것이 아닐까.
마음의 창을 내면
세상이 더 깊고 새롭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세상이 내 것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것이 되면 더 깊고 새롭게 보일 수밖에 없다.
2 thoughts on “창과 구름”
습관처럼 크게 보려 사진을 클릭했더니 창에 낀 구름만 아니라
천장이며 현관 지붕이며 주변 것들까지 크게 보여 작게 보는 것만 못했습니다.
저런 흰구름 끼고 사는 격자 창 아래 머물고 싶어지는데요.
오래 전에 청파동인가 일본식 가옥을 가본 적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천장에 창이 달려 있어 앉거나 누우면 별이 보였던 기억이 나네요.
건물 옥상에 올라가 사진 찍고 내려오는데
현관 로비의 창에 구름이 담겨 있더라구요.
그래서 한장 찍었죠.
하긴 창하고 구름만 나오는 것이 보기엔 좋은데
카메라가 성능이 좋아 다 기록을 해주는 듯 싶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