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이 있어 용산에 들렀다가
풍광좋은 한강을 보면서 집에 간다고
중앙선 전철에 몸을 실었다.
차창으로 한강을 보면서 가다가
결국 옥수역에서 전철을 내리고 말았다.
곧바로 한강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한강을 따라 걷다가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부분에서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들을 보았다.
용케도 높이뛰기 장면을 카메라에 잡는데 성공했다.
이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어디서 뛰어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물에 뛰어들고 난 뒤의 흔적만
카메라에 남겨줄 뿐이다.
끈기에다 행운이 겹쳐져 드디어 한장 찍었다.
자세도 좋은 녀석이다.
잠실 수중보 훈련원에서
1년 동안 연습한 녀석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물을 향하여 뛰어내리며 다이빙을 하는데
물고기들은 물을 뿌리치며 뛰어오른다.
우리는 물에 뜻을 두고
이 녀석들은 허공에 뜻을 준다.
상당히 높이 뛰어오른 듯하다.
보통 한번 뛰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연속으로 뛰는 녀석들이 있다.
이제 막 입수를 한 녀석이
튀어오른 물을 흔적으로 남겼다.
그리고 곧바로 다시 뛰어오른다.
자태가 예술적이다.
이번 경기는 단순히 높이뛰기가 아니라
자세의 예술성도 많이 살피는 종목인가 보다.
옆으로 살짝 눕히면서
양학선처럼 한번 비틀 태세이다.
그러나 역시 비트는 것은 무리이다.
물고기는 그대로 몸을 수면으로 눕히고 말았다.
역시 비틀기 연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마지막은 물보라.
물보라가 예술적이라
마지막에 남기는 물보라로
예술성을 겨루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물고기들이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것을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강에서는 종종 보았다.
주로 지류와 한강이 합쳐지는 곳에서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진다.
가령 중랑천과 한강이 합쳐지는 곳,
탄천과 한강이 합쳐지는 잠실 부근의 한강이 그곳이다.
바닷가에선 두 번 이런 장면을 본 기억이 있다.
한 곳은 전남의 보성이다.
한강의 물고기기보다 훨씬 높이 뛰어올랐다.
서해의 신두리 바닷가에 갔다가
저녁 무렵에 많이 보았었다.
우리는 뛰어내리고 물고기들은 뛰어오르며
수면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꿈꾼다.
2 thoughts on “물고기들의 높이뛰기”
쉬이 보기 어려운 장면을 선명하게 포착하셨군요.
한강 물고기들도 이런 종목에 도전하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물보라로 예술성을 겨루는데는 신보라도 출전시키면 어떨까요?ㅋㅋ
경기장이 별로였습니다.
좀 더러웠거든요.
신보라 선수와 금보라 선수를 모두 출전시켜 보죠, 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