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좋고 바람이 자는 날
동강변에 서면
하늘이 강물로 내려 앉았다.
강은 깊이를 버리고
구름과 언듯언듯 비치는 푸른 하늘로
그 품에 높이를 가득 채웠다.
구름의 색이 좀 짙다 싶으면
강은 잿빛이 되었다.
강의 품에 안긴 하늘은
높이를 고집하지 않고 깊이가 되려했다.
그런 날은
오리들이 강을 헤엄치면
동시에 하늘을 둥둥 떠갔다.
오리들의 분주한 걸음 뒤로
하늘에 물결이 지곤했다.
가끔 구름이 좋고 바람이 자는 날,
동강변에선 강과 하늘이 하나가 되었다.
2 thoughts on “동강과 하늘”
물 만난 오리들이 꼭꼭 숨겨두었던 긴 날개폭을 사뿐히 드러내면서
동강을 유유히 흘러다니고 있군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영월가면 낙화암이라고 있는데
여기에 서면 이런 풍경이 아래쪽으로 종종 펼쳐집니다.
절벽 위라 좀 아찔하긴 하죠. ㅋ
ㅋ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