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했다.
문제의 원인은 아이패드였다.
추석 하루 전날 미리 집에 들른 동생이
1세대 아이패드를 건네주고 갔다.
카메라도 달려있지 않은 기종이지만
카메라에 대해선 별로 아쉬움이 없는 나로선
이게 무슨 횡재인가 싶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탈옥이었다.
탈옥은 아주 식은 죽먹기로 이루어졌지만
아이튠즈 싱크를 해야 하는 것을 몰라
실질적 탈옥은 다음 날 아침에야 이루어졌다.
그리고는 아이패드에 매달려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이게 보통 편리한 것이 아니다.
마침 청탁받은 시집의 해설이 있어
메일로 온 이 시집의 파일을 아이패드에 넣고
집근처의 카페를 찾은 뒤 그곳에서 읽어볼 수 있었다.
90편에 달하는 시를 찻집에 앉아 읽어보니
그것도 아주 분위기가 남달랐다.
가장 좋은 점은 화면을 마음대로 키웠다 줄였다 할 수 있어서
나같이 노안이 온 사람에게는 편리하기 이를데 없었다.
나는 요즘은 종이로 된 인쇄본 시집을 읽으면
쉼표와 마침표가 잘 구별이 가질 않는다.
안경을 쓰지 않으면 글자들도 곧잘 내 눈안에서
엉뚱한 글자로 오해를 받곤 한다.
아이패드에선 최소한 그러한 오해는 없다.
뷰어들이 잘 나와 있어서 PDF나 아래한글 파일을
얼마든지 아이패드에 넣고 읽을 수 있었다.
이것저것 게임하느라 빼앗긴 시간도 상당히 많다.
역시 게임은 하수여서 거의 제대로 진도를 나가질 못했다.
아이패드가 생기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탈옥이었으나
탈옥을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패드에 갇히고 말았다.
2 thoughts on “아이패드에 갇히다”
아이패드 유저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여기서 탈옥하셨다는 말은 아이튠즈를 통하지 않고 읽거나 들을 수 있는 장치가
됐단 말인가요?
에.. 그러니까 그 탈옥이란게.. 그게.. 말하자면.. 돈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좀 이것저것 써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할까.. 뭐랄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