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과 아이폰, 그리고 아이맥과 아이패드

Photo by Kim Dong Won
딸은 맥북과 아이폰 사용자

딸은 맥북과 아이폰 사용자이다.
나는 아이맥과 아이패드 사용자이다.
겉으로 보면 단순히 사용하는 컴퓨터와 아이기기(iDevice)의 차이 같지만
경험에 의한 느낌은 좀 다르다.
꼭 이것이 세대 차이가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세대 차이가 대게 생각의 차이를 뜻하지만
그런 의미에서의 세대 차이는 아니고
젊을 때 쓸 수 있는 것이 맥북와 아이폰이고,
늙어서 쓰기에 좋은 것이 아이맥과 아이패드란 뜻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먼저 찾아온 불편은 눈이었다.
젊었을 때는 작고 가까이 있는 것도 잘 보였는데
나이를 먹고 나자 가까이 있는 것들이 흐릿해졌다.
심지어 큰 것들도 가까운 거리에선 모두 흐릿해졌다.
선명하게 보려면 일정하게 거리를 두어야 했고
그러자 너무 작은 글씨는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안경을 쓰지 않으면 이제는 책을 제대로 읽기가 어려워졌다.
평생을 안경없이 살아왔더니
늙어서 안경쓰는 일이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근데 구세주처럼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있다.
바로 대형 모니터의 컴퓨터와 큼직한 디스플레이의 아이기기이다.
지금 쓰고 있는 이 포스팅의 글도 150%로 확대해놓고 쓰고 있다.
아무 불편이 없다.
100%로 가져가면 그때부터 말할 수 없이 불편하다.
모니터 하나로도 부족해 27인치 디스플레이 옆에
19인치 모니터를 하나 더 붙여서 쓰고 있다.
이제는 종이책보다 컴퓨터에서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이 더 편하다.
종이책을 볼 때 가장 잘 구별이 안되는 것이
“에”와 “애”, 쉼표와 마침표와 같은 것들이다.
책이 PDF 파일로 되어 있으면
그 부분만 확대해서 얼마든지 확인을 할 수 있어서 아주 좋다.
종이책의 경우에는 안경을 꺼내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빨리 검색을 해볼 수 있다는 것도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다.
처음에 아이팟이 생겼을 때
편하면서도 가장 적응이 안되는 것이 콩알만한 작은 화면이었다.
확대는 되지만 화면이 작으니
어디서나 읽을 수 있다는 편리보다 불편이 더 컸다.
그런데 이번 추석 때 아이패드가 생겼다.
아이패드는 아주 시원하다.
이제 좀 쓸만하다는 느낌이다.
몸이 겪어온 오랜 세월이
딸과 나 사이를 맥북과 아이맥 사용자로 갈라놓았고
또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로 갈라놓았다.
기기는 다르지만 사용법은 거의 똑같아서
사실은 많은 것을 공유한다.
그나마 공통 분모가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다.
기기로는 세대 차이를 겪지만
생각은 나이를 먹어도 계속 젊게 유지할 수 있을 터이니
앞으로 생각은 젊은 딸에게 맞추면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Photo by Kim Dong Won
나는 아이맥과 아이패드 사용자

2 thoughts on “맥북과 아이폰, 그리고 아이맥과 아이패드

  1. 저는 맥북과 아이패드를 쓰고 있으니 두 분의 중간쯤.^^
    아이패드로는 아직 책은 안 읽고, 신문 보는 재미가 짭짤하더군요.

    1. 아이팟있을 때 그걸로 신문좀 보려고 했더니 아주 힘들더라구요.
      그때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설치도 안했는데 한번 설치해 봐야 겠습니다.
      앱은 무료인데 죄다 가입해야 하는 것들이라 그것이 좀 번거롭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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