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면 우리는 모두 섬이 되고 싶다.
사실 섬은 바다의 유일한 거주자이다.
바다는 모두가 그 품으로 뛰어드는 것을 허용하지만
섬 이외에는 거주를 허용하는 법이 없다.
바다에선 뭍의 누구도 그 품에 영원히 삶의 둥지를 틀지 못한다.
우리들의 삶은 뭍에 그 둥지를 둔다.
뭍에 우리 집이 있고, 당신의 집이 있으며,
뭍에 이쪽으로 가는 길이 있고, 또 저쪽으로 가는 길이 있다.
집들이 모여살고, 길이 얽혀 산다.
집들이 계속 지어지고, 길이 계속 나며,
집과 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바다는 우리들이 배를 띄우고
어디로나 길을 열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우리들이 열고 간 바다 위의 길은
뭍의 길과 달리 곧바로 지워진다.
포말을 일으켜 하얗게 그어놓은 배의 길을
바다는 이내 푸른 물결로 덮어 버린다.
길을 물결로 덮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길을 덮고 나면 바다는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배를 집으로 삼아 그 바다에 떠 있는 시간을 갖는다해도
우리는 다시 뭍으로 귀환하지 않을 수 없으며,
우리가 귀환하고 나면 우리가 오고 갔던 길은 다시 푸르게 지워진다.
바다에 가면 우리는 섬이 되고 싶다.
모든 것이 지워지는 그곳에서
우리는 모두 지워지지 않고 오래도록 그 품에 머물고 싶다.
그러고 보면 섬에 가고 싶다는 것은 알고 보면
섬이 되고 싶다의 변주일 뿐이다.
우리는 누구나 바다의 섬이 되고 싶다.
우리는 모두, 나는 너에게, 그리고 너는 나에게
바다이고, 그리고 섬이고 싶다.
11 thoughts on “바다와 섬”
보기만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바다색.. 저런색을 비취같다고하나요?^^
저도 맘에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섬같은 존재가 되고싶어요.
만나면 지긋지긋 불편해서 얼른 헤어지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아무리 오랫동안 얘기해도 편안하고 즐거운 사람.^^
김동원님은 그런 존재시죠?^^
아니, 이 무슨 황송한 말씀을…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그냥 틈만 나면 한눈팔 궁리하다가 혼나고… 신체 부위 가운데선 오직 입만 살아 있으며… 어쩌다 돈버는 일을 하고 있는 날이면 왜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 되나 하고 한숨이나 푹푹 내쉬는 골치아픈 타입이죠.
통통이가 항상 하는 말: 흥, 데리고 가서 일주일만 살아봐라. 3일 버티면 용하지. 나나하니까 데리고 살지.
ㅋㅋ 그렇게 대놓고 표를 낸단말예요?
그건 여자에게 은근한 상처가 될수도 있는데.
남편도 제가 잠자릴 거부한다던가하면 별별 소릴 다해가며 다른여자들과 비교한답니다.
그럴땐 귀막고 무시하지만 기분나빠요.
그게 참 어떻게 의지로 안되는 일이라…
우리나라의 한 기자가 영국 특파원으로 3년 동안을 나가 있었는데 뇌물죄로 걸리는 국회의원은 한 명도 못봤는데 여자 스캔들로 짤리는 국회의원은 여러 명 봤다고 하더라구요. 돈 앞에선 의연할 수 있는 영국애들도 여자 앞에선 그게 안될 정도니…
지난 달에는 지나가는 여자보다 카메라를 떨어뜨려 가지고 어찌나 바가지를 긁혔는지…
어머나..^^
저같음 그 카메라 마저 내던져서 부셔놓고 싶었을거에요.ㅋㅋ
통통이님은 맘이 너무 넓으세요.^^
헤, 그러니까 제 짝이죠, 뭐.
맞다. 저 동백섬에서는 바다에 풍덩하고 싶었다.
수영을 못하는 관계로 풍덩했다간 지대로 꼬르륵이니… 참아야 했느니라…
그날의 햇빛과 바닷빛은 사람을 정말 죽이더라.
저 동백섬에 동백이 붉을 때 다시 가고 싶다. 그때는 바람도 장난아니게 불겠지…
여수의 섬을 모두 동백섬으로 만들 생각인가 보네.
저건 그냥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섬이라오.
동백섬에 동백필 때는 관광버스가 끝도 없이 밀려든다 더라.
동백섬에서의 한 컷이 아니구 돌산도에서 찍은 한 컷이구나…
끝없이 펼쳐진 바닷가였으니 그곳이 어디든… 바다였지…
바다색이 지대로에요~!!
우~~아~~~
풍덩~ 뛰어들고 싶은 유혹을 누르느라 힘들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