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게도 그림자가 있다.
그러나 높이 날아오르는 순간,
그림자는 항상 허공으로 흩어졌다.
새는 높이 나는 대신
언제나 그림자를 잃고 살았다.
피터팬도 한때 그림자를 잃어버렸다고 들었다.
높이 날려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새도 알고 있다.
지상으로 내려앉으면
그림자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 순간 새는 더 이상 날고 있지 못했다.
허공을 날면서도 그림자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일까.
새 한 마리가 물 위를 낮게 난다.
새가 낮게 날자 새의 그림자는
그때부터 수면을 날렵하게 헤엄치며
선명하게 새의 곁을 나란히 날아간다.
제 그림자가 그리워지는 날이면
새는 수면을 낮게 난다.
2 thoughts on “새와 그림자”
처음엔 두마리가 쌍으로 날아다니는 줄 알았는데, 수면에 비친 그림자였네요.
하늘을 나는 새가 어떻게 물고기를 잽싸게 낚아채는지 늘 궁금하고 신기했는데,
저렇게 제 그림자를 수면 아래로 집어넣는 낚시법을 사용하는 신공이 있었군요.^^
이 녀석은 갈매기 같아요.
그러니 정말 낚시를 할 듯 싶습니다.
백로나 왜가리가 고기를 찍어내는 것은 몇번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