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미국으로 떠났다.
두 달 동안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어학연수 받고
그 다음에는 한 달 반 정도
미국과 유럽으로 여행하다 돌아온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유학을 가게 되어 3년 넘게 떨어져 지냈다.
하지만 휴학을 한 뒤로 한동안 같이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또 떨어져서 지내는 처지가 되었다.
아이가 집에 있으면 그녀의 일이 많아진다.
늘상 먹는 밥이지만 그 밥도
아이가 집에 있으면 역시 신경을 더 쓴다.
그렇게 멀리 가는데도
아이는 출국을 하루 앞두고도 별 걱정이 없는지 잠도 잘 잤다.
그러나 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눈치였다.
밤늦게까지 눈이 말똥말똥했던 모양이다.
나는 더럽게 집안에다 무슨
말똥을 싸놓고 그러냐고 핀잔을 주었다.
엄마란 존재는 알 수 없는 존재이다.
딸이 떠나고 나서 자리가 비고 나자
오히려 있을 때 뒷바라지 하는 것보다
더 힘들어 하는 것 같다.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니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차를 세워 놓고 잠시 눈을 붙였다.
엄마란 존재는 자식에게 무엇인가 힘들게 해주면서
그것으로 힘을 내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함께 지냈기에
이제 좀 떨어져서 지내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역시 아이의 빈자리는 표가 난다.
시끄러운 아이가 아니라서
원래 아이가 있을 때도 집안이 조용했었는데
갑자기 집에 들어오자 더더욱 적막감이 돌면서
빈집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저 건강하게 잘 놀다 돌아오길 비는 마음 뿐이다.
8 thoughts on “딸, 미국 갔다”
우와 미국~
딸이 참 갸냘프게 보이던데 대단하네요.
큰 인물이 될 듯합니다. 진짜로…
저 나이네 저는 그냥 소주만 먹고 어디 골방에 처박혀서….에효….
샌드위치 하나샀더니 너무 커서 그걸로 두끼를 해결했데요. ㅋㅋ
돈없으면 미국가서 살아야 할까봐요.
이 어머니 대체로 대담한 듯 한데 요부분만은 마이 약하시구만.
몇년을 홀로 잘 지내온 경험이 있는데 씩씩하게 알차게 잘 보내고 올겁니다.
동님 입장에선 신경질보다 말똥이 낫지요?ㅎㅎ
그동안 잘 적응한 듯 하더니 미국행은 느낌이 또 다른지.. 완전 처음 일본갈 때처럼 적응을 못하네요. 일본은 몇시간 후면 연락이 오는데.. 이건 10시간은 지나야 겨우 연락이 되고 그래서 그런건지.. 뱅기에서도 와이파이가 되는 시대를 빨리 열던가 해야 겠어요. ㅋㅋ
사우스 캐롤라이나면 위로는 노스 캐롤라이나와 테네시, 아래로는 조지아가 있는
대서양변의 남동부니까 추운 곳은 아니겠네요. 저희 세대와는 달리 대학시절을
공부와 여행으로 여러 대륙을 돌아다니는 대단한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염려도 하는 어쩔 수 없는 부모 마음 아니겠습니까.
날씨는 지금 서울 날씨랑 비슷하더라구요. 뉴욕에 도착했는데 밤12시라고 하더군요. 아침까지 공항에서 보내고 최종 목적지로 날아간답니다. 일본은 가도 그다지 걱정이 없었는데 난생처음 가장 멀리 간거라 좀 걱정이 되는가봐요. 자주 나가면 이제 앞으로는 또 나가는가 그렇게 되겠죠. 정작 본인은 오히려 신나서 갔어요.
쪼그만 몸에 일본으로 알바로ㅎㅎㅎ 미국으로 유럽으로….
조용한 모험가라니까요. 문지는.
건강히 잘 놀다오길 함께 기도해 드릴께요.
그나저나, 언니는 드럽게 집안에다 밤새 말똥을 그렇게 싸놓고 그랬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밴쿠버에서 무사히 뱅기 바꿔타고 지금 뉴욕으로 가고 있어요. 제가 제일 부족한 것이 여행에 대한 모험심인데 그 유전자의 결함을 완전히 극복한 듯 싶어요. 대신 수학적 사고를 버리는 댓가를 치루었다는.. ㅋㅋ
아, 다행이 말똥이 냄새는 나지 않더라구요. 근데 담날 신경질이 느는 부작용이 있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