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온 가을이
잠시 내가 사는 아파트의 목련나무 앞에서 멈추었다.
바퀴가 빨갛고 노랗게 물든 것을 보면
가을이 타고 온 자전거가 분명했다.
가을은 목련나무 앞에서 자전거를 멈추더니
목련나무의 잎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가을은 목련나무 잎에 머물려 하지 않았다.
가을은 머리맡에 놓인 접시 안테나를 타고
집안과의 교신을 시도했다.
교신이 잘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마도 교신이 잘 되었다면
자전거를 타고 온 가을은
때맞추어 집안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2 thoughts on “자전거를 타고 온 가을”
종횡으로 달리던 자전거도 멈춰서서 가을 단풍 구경을 하고 싶었나 봐요.
슬슬 중순에 접어드는 새벽부터 비가 내려 낙엽이 많이 떨어지겠어요.
어느 집 자전거였는지 가을 분위기랑 딱 맞추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면 나무 몇그루가 보이는데
이들 나무가 없었으면 어쩔뻔했나 싶습니다.
철마다 이들 나무들이 일러주는 계절이
마음에서 큰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