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드려 만나기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1월 24일 서울 종로에서


종로에서 모임이 있었다.
먼길에 걸음해준 분들이 몇분 있었다.
경북 봉화에선 탕건을 쓰신 선비 한분이
함께 자리해 주었다.
우리는 만나면 악수를 나누고
좀 오랫만에 보았다 싶으면 포옹으로 얼싸안는데
경북 봉화의 선비님은
보고 싶었던 얼굴을 보자
몸을 낮추고 절로 예의를 갖추어
반가움을 표했다.
항상 뻣뻣하게 몸을 세우고 만났던 사람들이
몸을 가장 낮게 바닥으로 낮추고
엎드려서 만남을 시작했다.
몸은 낮아졌는데
만남의 격은 오히려 높아지는 느낌이었다.
세상 이치가 묘했다.
낮출수록 높아진다는 것을 알려주려
우리의 인사가 절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5 thoughts on “엎드려 만나기

  1. 만나자 말자 수인사 하고 형님 어쩌고 하는 거 깡패들의 모임이요,
    나는 어릴 때 성년의 어른들이 자리에 앉기만 하면 반드시 큰절하는 거 보았어요.
    見人必跪則以手据地爲恭 – 신당서
    전라도에서도 한 세대 전만 하여도 고구리(려) 민족의 후예 답게 반드시 무릎 꿇고 절을 하면서 공경을 표하였을 것이요. 고구리는 다리 하나를 뒤로 빼서 만일의 사태에 재빠르게 적응하는 출발자세를 갖추었을 뿐이요.
    차이나 놈들은 두 손을 소매 속에 넣고 몸을 숙이면서 읍을 하였고
    양놈들은 악수를 하였지요.
    우리는 절을 하였고…

  2. 동원님!안녕 하세요??
    사진 보니 정겨움이~~~~~
    ‘엎으려 만나기’잘 볼 수 없는 사진이라 갑자기 얻고 싶어졌어요…
    불쑥 멜 주소 남겨 봅니다…
    contemporaine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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