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눈이 와서 좋다고 난리들인데
비둘기는 푸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눈이고 뭐고
신발을 하나 마련하던가 해야지, 원.
발이 시려서 당췌 살 수가 있나.
인간들은 신발있어서 좋겠다.
아주 정신줄 놓고
눈밭을 싸돌아 다닐 수 있으니.
난 그저 햇볕에 따뜻하게 뎁혀진
여기 보도블럭의 한가운데가 최고다.
인간들도 참 그렇다.
이제 아버님댁은 다들 보일러 들여놓은 것 같은데
매일 다같이 함께 살자고 하면서 그저 말뿐이다.
아버님댁 보일러 그쯤 들여놓았으니
이제는 눈이라도 내릴라 치면
비둘기댁에 신발이라도 보내드려야 겠어요라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2 thoughts on “비둘기와 눈”
가녀린 발은 몰라도 꽤나 통통한 몸통으로 봐선 웬만한 추위는 기별도 안갈 것처럼
보이는데, 아니었군요.^^
너무 살이쪄서 무릎 관절에 이상이 왔기 때문에 눈밭에서 못놀고 저러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더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