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의 마음과 눈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2월 9일 경기도 하남의 남한산성 고골 자락에서

눈은 세상을 모두 덮고 가린다.
하지만 눈은 그렇게 덮고 가릴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냥 지나칠 때는 바위였을 것이다.
그러나 눈이 가려줌으로써
드디어 곁을 지나는 우리는 알게 된다.
바위가 사랑의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모두 드러나 있을 때
바위에 불과했던 돌덩이가
눈이 가려줌으로써
그 단단한 마음의 한가운데
굳게 부여잡고 있는
사랑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다.
모두 드러낼 때 오직 몸만 남고
잘 가릴 때
드디어 사랑의 마음이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4 thoughts on “바위의 마음과 눈

  1. 흡사..겨울이 되어야
    소나무가 비로소 푸르르다는걸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글한편 콕 와닿습니다…찌이이~~~잉 그리며 고주파음을 내는군요`~

    감사합니다`~~~

    1. 겨울에 눈오면 산의 윤곽이나 나무의 윤곽도 더 분명해지는 듯 싶어요.
      눈에 푹푹 빠지면서 하루 종일 겨울산 걸으면 기분도 정말 좋구요.

  2. 하이고~ 저게 돌맹이가 아니고 바위였단 말입니까.
    네잎 클로버도 아니고 눈밭에서 하트 돌덩이를 찾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적당히 가릴 때 비로소 드러나는 아름다움은 인생사와 다름없군요.

    1. 눈밭에 헤매고 다니면 이것저것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신발이 젖는다는 것이 좀 흠이지만 말예요.
      다음에는 대설주의보 소식이 있으면 강원도로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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