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을 품은 눈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1월 3일 서울 천호동에서

눈은
순수하고 포근한
하얀 미소로
우리에게 왔으나
갑자기 표정을 바꾸더니
뾰족하고 날카로운
비수를 뽑아들었다.
한을 품은 것이 틀림없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지만
눈이 한을 품으면
한겨울에 고드름으로
얼어붙는다.
하지만 한을 품어
고드름으로 얼어붙어도
결국 우리를 찌르진 못한다.
사랑한게 죄라고
결국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미움을 거두고 만다.
눈은 원래의 미소처럼 마음결이 고와
미워도 마음끝만 한번 비수처럼 세울뿐
누구를 찌르진 못한다.

2 thoughts on “한을 품은 눈

  1. 여자의 일생도 아니고, 눈의 일생도 사연이 제법 있는 거였군요.^^
    며칠 전 공항에서 오다 보니까 한남대교인가 동작대교 아래로 1미터는 돼 보이는
    무시무시한 고드름이 붙어 있더군요. 저거 한 대 맞으면, 그냥 가겠다 싶었습니다.

    1. 날풀릴 때 대형 고드름에 맞아 다쳤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아요.
      강원도가면 실컷 볼 수 있는데 말예요..
      서울서는 이런 것도 잘 볼 수가 없어서 간만에 보니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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