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엔 풍경이 있었다.
내린 눈이 세상에 하얗게 누워있었고
나무는 보통 때처럼 서 있다기 보다
그 눈밭에 어른거리고 있었다.
바깥을 서성거리던 풍경은
슬그머니 자리를 옮겨
그 몸을 창에 담았다.
창에 담긴 풍경은
원래는 창안을 들여다보며
창안의 사람들과 눈을 맞추는 것이 순서였으나
그날따라 창안의 테이블 위에 포도주 한잔이 놓여있었다.
포도주를 본 창의 풍경은 슬그머니 내려와
그 포도주 속에 풍경을 담갔다.
포도주를 마시자 그 풍경이 내 몸으로 흘러들었다.
포도주를 마시면서 포도주 속에 몸을 눕힌
창의 풍경을 마신다고 생각했는데
다 마시고 나오는 길에 돌아보니
내가 있던 곳의 모든 풍경이
그림이 되어 그 자리에 놓여 있었다.
그 모든 풍경이
포도주 속에서 숙성이 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눈에 담기던 풍경을
포도주 속에서 오래 숙성시켜
몸에 담아온 날이었다.
4 thoughts on “포도주와 풍경”
이곳 가본 지 몇 년 됐네요. 다음에 가실 일 있을 땐 하남에서 저희를 태워주세요.^^
반나절쯤 경내와 근처를 산책하며 묵상하기 좋은 곳 같아요.
뒤로 작은 산이 있어서 슬슬 올라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계곡 풍경이 보기만해도 평화로웠습니다.
아마도 수도원이라서 그런 듯 싶어요.
담에 갈 때 하남에 들르겠습니다.
어이쿠,,포도주 잔에 담긴 것은 포도주만은 아니였군요..^^..
사진 아주 좋습니다…~~느낌 GOOD!!
창에 담긴 빈나뭇가지와 잎이 포도주에 어른거리더군요.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