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꽃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2월 17일 우리 집 베란다에서
게발선인장

봄은 얼굴도 없고 몸도 없고
오직 체온만을 가졌다.
때문에 날이 따뜻하면 봄이 온 것이다.
봄이 오면 꽃이 핀다.
매년 봄을 맞지만 그때마다 헷갈린다.
꽃이 피면서 봄을 부르는 것인지,
따뜻해서 꽃이 피는 것인지 헷갈린다.
지난 해는 2월 중순쯤
베란다의 게발선인장이 한창 꽃을 피웠다.
올해는 좀 늦었다.
3월 초순이 되어서야 지난 해만큼 한창이었다.
게발선인장은 매년 붉은 봄을 가져온다.
게발선인장의 꽃이 봄을 가져올 때
옆으로 걸어서 오는지도 잘 모르겠다.
지난 해보다 좀 늦게 봄이 오고 있다.
꽃들이 불러주지 않은 것인지
봄이 늦게 오는 바람에
꽃들이 늦게 피는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가끔 난 오는 봄도 마땅찮다.
꽃들도 그런 시절이 있을 듯 싶다.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3월 5일 우리 집 베란다에서

2 thoughts on “봄과 꽃

  1. 선인장이 피워내는 꽃은 의외로 아름다운 게 많은 것 같아요. 이 친구도 이름만
    그렇지 꽃은 참 붉고 예쁜데요. 2월에 이런 꽃을 피워내는 식물도 흔치 않죠.
    이젠 제법 봄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네요.

    1. 말씀하신 대로 선인장은 꽃 하나는 하나 같이 예쁜 것 같습니다. 보통 선인장이 꽃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 게발선인장은 매년 어김없이 꽃을 피워서 그것도 아주 좋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