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두 가지 방법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3월 14일 서울 관악산에서

관악산 올라가다 보니
겨울이 다 간 듯 한데도
아직 산의 계곡 여기저기에 얼음이 남아있다.
그러나 얼음의 밑으로는 연신 물이 흐른다.
계곡의 봄은 지상으로 납짝 엎드려
낮은 포복으로 오고 있다.

관악산 꼭대기의 그늘진 곳에서
고드름을 만났다.
아직도 겨울이다.
하지만 고드름 끝에선 연신 물방울이 떨어진다.
산꼭대기의 봄은 고드름을 타고 내려와
대지를 똑똑 두드리며 오고 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3월 14일 서울 관악산에서

6 thoughts on “봄이 오는 두 가지 방법

  1. 봄비가 왔는데, 땅은 녹았는데, 산의 고드름은 걍 고드름…이군요.
    봄은 산에서부터 풀려야 비로소 오겠군요.
    오늘 산책하다 동네 정원의 산수유의 노란 봉우리들이… 점.점.히.
    예, 봄 소식 전합니다.

    1. 햇볕 좋은 남쪽으로는 봄기운이 완연한데
      북쪽의 그늘진 곳은 아직 얼음이 남아 있었어요.
      산꼭대기 기상관측소 직원한테 물었더니
      4월 중순은 되어야 얼음이 다 녹는다더군요.
      한달 정도 지나면 산의 어디에서도 봄일 듯요.

  2. 돌계단 위에 늘어선 고드름이
    누르면 봄이 오는 소리를 들려줄 풍금의 흰 건반 같기도 하고,
    바람이라도 불면 흔들리면서 하프 음을 들려줄 산사의 풍경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1. 사진에서 오는 착시 현상인데.. 이게 계단은 아니고 머리보다 훨씬 높이 있는 절벽 위였어요. 그냥은 안보이고 올려다 봐야 하는 높이에 있더라구요.
      바로 옆에 연주암이 있기는 했습니다. 관악산 상당히 험하더만요.

  3. 봄이오는 대표적인 방법이였군요..
    하기사 봄오는 방법은 수백가지도 넘겠지만…..
    사람들 마음에서 봄이 오지 않는 방법은 이보다 더 많으니..에흐…

    1. 물이 좋은 관악산에 갔더니 계곡에 얼음이 많이 남아 있더라구요.
      아직도 있나 싶었습니다.
      덕분에 봄이 어떻게 오는지 알게 되었지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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