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고
마음을 짐작하지 마시라.
꽃으로 마음을 점쳤다간
그 짐작이 여지없이 빗나갈 수 있다.
꽃으로 보면 흰꽃이어서
꽃을 볼 때마다
그저 순수함이 그 마음이려니
짐작할 수 있겠지만
마음은 꽃과는 많이 다르다.
꽃에게 직접 물어보자.
너의 마음엔 그저 순수 뿐이냐.
믿기지 않겠지만
내 안엔 뜨거운 붉은 마음이 있다.
왜냐하면 나는 앵두꽃이니까.
믿기지 않겠지만
내게 반하면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뜨거운 입술이다.
왜냐하면 나는 앵두꽃이니까.
꽃의 마음을 알려면
꽃을 봐선 아무 소용이 없다.
그 꽃이 무슨 꽃인줄 알아야 한다.
앵두꽃의 마음은 앵두가 빨갛게 익는
유월은 되어야 알 수가 있다.
하지만 꽃을 보고 그 꽃이 앵두꽃임을 알 수 있다면
그 마음도 미리 딱 맞춰 들여다 볼 수 있다.
흰꽃의 너머로 붉은 마음과 붉은 입술이 보인다.
4 thoughts on “앵두꽃의 마음”
앵두꽃이 참 예쁘군요.
저는 꽃을 보고 그 마음을 짐작하기보다 그 이름을 짐작하기가 어려운데요.^^
사실은 제 스스로에게 하는 얘기이기도 해요.
지난 해에 이 아파트에서 처음으로 봄을 맞으면서
마당의 매화꽃을 보고 벚꽃이라고 했었거든요.
올해는 이제 꽃만 보고도 최소한 벚꽃하고 매화는 구분을 하게 된 거 같아요.
꽃구별하는 건 너무 어려워요.
앵두꽃을 보자 마자 느끼는 그 무엇인가의 감정…
감사합니다. 그 감성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올려주셔서…
예고편에 이은 본편 상영이 되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