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올림픽공원의 하늘 위로
새 한 마리가 난다.
높이 나는 새는
대개 백로이거나 왜가리이다.
새 한 마리가 하늘을 날면
그 한 마리가 하늘을 다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두물머리나 한강의 물가에 서면
종종 세 마리가 함께
하늘을 날기도 한다.
그럼 그때는 그 세 마리가
하늘을 다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 수천 마리의 철새떼가 하늘을 날아오르는
군무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또
그 수천 마리의 철새 모두가
하늘을 다 차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만 같다.
하늘은 홀로 날면 혼자의 차지가 되고
셋이 날면 셋의 차지가 된다.
모두가 함께 날면 또 모두의 하늘이다.
혹시 새들이 가끔 홀로 날기도 하고
또 가끔 여럿이 짝을 지어 함께 날기도 하는 것이
그걸 알려주려 함인지도 모르겠다.
2 thoughts on “새와 하늘 2”
새들이 동서나 남북으로 반듯하게 날지 않고 약간 틀어서 북북서나 북북동으로
날아가는 게 신기한데요. 얘들도 날 때 무슨 방향감각이 있나봐요.
아마도 얼짱 각도를 아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날면 훨씬 멋있거든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