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사자의 포효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3월 13일 서울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에서

돌사자도 포효한다.
매우 우렁차게.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데
무슨 소리냐구?
그건 다만
소리가 돌 속에 갇혀
밖으로 튀어나오질 못하기
때문일 뿐이다.
돌사자는
돌속에서 형상을 꺼낼 수는 있으나
소리는 꺼내지 못한다.
돌은 정으로 두들기면
돌속에 가두어둔 형상은 내어주나
소리는 절대로 내주지 않는다.
그때부터 돌사자는
안으로 포효하는 법을 배운다.
밖으로는 들리지 않으나
돌사자에겐 그 단단한 몸의 안으로
우렁차게 퍼지는
제 몸속의 포효를 갖고 있다.

4 thoughts on “돌사자의 포효

  1. 절묘한 각도 때문에 포효하는 소리가 모니터 넘어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합니다.
    바로 옆에서 들으면 무서울까봐 볼륨을 0로 다운시켜 놨길래 망정이죠.^^

    1. 눈에서 안광도 나올 태세입니다. ㅋㅋ
      저런 위험한 동물을 아무렇게나 방치를 하는지
      아무래도 어느 날 돌에서 풀려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항의를 하던가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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