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황동규는
그의 시 「즐거운 편지」에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라고 했다.
조팝나무 꽃이 하얗게 피어 있었다.
붉은 철쭉이 뒤쪽으로 자리를 잡고
흰꽃의 붉은 배경이 되어 주었다.
또 사진에선 보이지 않으나
바람이 간간히 꽃들을 흔들고 지나갔다.
즐겁고 또 아름다운 편지였다.
우리는 한 여자를 위해 편지를 쓰며
때로는 해가 지는 저녁 하늘의 노을이 되어
그 여자의 배경이 되고
또 바람이 되어
그 여자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지나가기도 했으나
꽃밭에선 철쭉과 바람이 함께
조팝나무 꽃을 위해 편지를 쓰고 있었다.
4 thoughts on “조팝나무 꽃과 붉은 철쭉, 그리고 바람”
요즘 조팝나무가 한창인데, 이렇게 가까이 다가서서 보진 못했어요.
단아한 게 참 예쁜데, 철쭉 배경이라 더 화사한 분위기를 얻은 것 같네요.
암사동 아파트 단지 갔더니 꽃들이 많더라구요.
저녁 때라 빛이 부족해 아쉬웠는데 오늘 다시 가보려구요.
조팝나무꽃은 상당히 예쁜 것 같아요.
색감 대비였네요…
배경이되어주고….그래서 조팝나무꽃이 아름답게 보였어요.
원래 꽃 자체가 예뻐요.
항상 잎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초록 배경밖에 가지질 못하는데
누군가 주변에 철쭉을 심어 놓았더라구요.
주택가에서 빨간색 자동차를 배경으로 조팝나무꽃을 찍어본 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어울리기는 초록 배경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