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소주병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5월 7일 서울 천호동 한강변에서

소주병 하나가
물을 걷고 있었다.
많이 취했는지
연신 비틀거리며
몸을 거의 모두 물에 담근채
강물을 걷고 있었다.
앞으로 가는가 싶으면 옆이었고
옆으로 가는가 싶으면
다시 또 앞이었다.
누가 소주병에게
양주를 먹인 건 아닌가 싶었다.
술취했을 때의 내 걸음이
강물 속에 있었다.

2 thoughts on “술취한 소주병

  1. 둘 다 대단한 주량을 과시하고 있네요.
    강은 병나발을 불고 있고, 병도 강물을 무한 리필 흡입하고 있으니까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