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윤곽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5월 17일 경기도 안양에서

터널을 걸어갈 때면
환한 빛을 마주한 앞쪽의 사람들은
까만 윤곽이 되어 걸었다.
터널을 막 빠져나갈 때쯤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빛이
까맣게 채워졌던 사람들의 윤곽에
다시 그들의 모습을 채워주었다.
사람들은 터널 속에선
까만 윤곽의 납짝한 평면이 되었다가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자신을 되찾았다.
그러나 누구도 알 수가 없었다.
오직 뒤따라가는 사람만 알 수 있었다.

4 thoughts on “빛과 윤곽

  1. 앞에 걷는 부부로 보이는 이들은 조금 신난 분위긴데,
    뒤에 가는 청소년풍의 친구들은 인생이 벌서부터 귀찮은 건지 힘겨운 건지
    영 매가리들이 없어 보이는데요.^^ 얘들도 빨리 터널을 지나가야 할 텐데요.

    1. 어찌보면 특히 중고등학교 6년이 긴 터널 같기도 해요.
      그저 공부하나 붙들고 완전 평면으로 살아야 하는 기간인 듯 싶습니다.
      다들 무사히 통과하길요.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