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나간 교신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6월 1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너는 금방 불이라도 붙을 듯한 뜨거운 마음으로
나를 향해 사랑해하고 하트를 그렸다고 했다.
뜨거운 마음에 정말 불길이라도 일지 않을까
비를 홀딱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날의 네 심정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좀 달랐다.
나는 그날 너를 보곤
쟤가 오늘은 왜 비에 젖은 생쥐꼴로
돼지코를 그리며 저 난리냐고 생각했다.
난 참 살다보니
품위 하나로 먹고 사는 줄 알았던 네가
가끔 가다 저렇듯
대책없이 망가지고 싶을 때도 있나보다 싶었다.
가끔 우리의 교신은 엇나간다.

4 thoughts on “엇나간 교신

  1. 돼지코라 부르지 않으셨다면, 얘도 나름대로 멋진 장미로 보였을 텐데
    그 다음부턴 영 장미의 영광이 무색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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