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2년전 가을에 돌아와서
2년이 지난 올해 한여름에 돌아갔다.
뭘 그렇게 일찍 가려고 하냐고 했더니
복학하려면 여러가지로 준비할 것이 많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딸과는 3년 정도 떨어져 지내야 했었다.
아무리 일본이 가깝다고 해도
바다 건너 남의 나라는
오가는 것이 수월치가 않았다.
비싼 항공료가 주원인이긴 했다.
방학 때 고작 일주일 정도 얼굴보는 해후로는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외국으로 떠나보낸 뒤끝의 갈증을 달래기엔
아쉬움이 컸다.
일본에 큰 지진이 나면서
딸의 안위가 걱정된 우리는 결국
두 해 정도의 휴학을 권했고
딸도 우리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3년을 따로 산 끝에서
2년을 함께 지내게 되었다.
2년 중 한 해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미국에 두 달 동안 어학 연수를 갔고,
미국에서 곧바로 유럽으로 넘어가 두 달 동안 여행을 했다.
돌아와선 다시 프로젝트 어브로드라는 단체를 통하여
한달 동안 몽골에 다녀왔다.
어린이들을 돌보는 봉사 활동이었지만
주말에는 고비 사막 등 몽골 관광도 했다.
우리와 함께 하는 2년 동안
미국, 유럽, 중앙아시아를 경험했다.
알차게 보낸 느낌이다.
미국에서 보내는 동안 만났던 중국 친구들이 한국에 놀러와
한국에서 외국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그 2년 동안의 일정을 접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도쿄로 곧바로 가질 않고 오사카에 가서 열흘 정도 놀다간다.
미국에 갔을 때 오사카의 간사이 대학 학생들과 친구가 되었는데
이번 오사카 여정에서 그 친구들을 만난다고 한다.
일본은 우리와는 대학의 일정이 다소 차이가 난다.
우리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곧바로 취직이 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일본은 거의 대학 3, 4학년 때가 구직 기간이라고 한다.
딸도 그래서 이제 남은 1년반의 시간을 구직 활동에 보내야 한다.
일본도 경제 사정이 어려워 취직이 쉽지 않다고 들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딸이 다니는 대학에서 먼저 졸업한 친구들이
그래도 대부분 취직을 했다는 것이다.
취직을 하게 되면 일본에서 살게 되겠지만
그래도 한시름 놓게 될 것 같다.
항상 그렇지만 떠나보내는 일에는 잘 적응이 되질 않는다.
반대로 돌아오는 아이를 맞는 일은 언제나 충만함으로 가득하다.
그래도 2년을 함께 보낸 세월 때문에
예전처럼 아쉬움이 크진 않았다.
딸은 환하게 웃으며 밝은 모습으로 떠났다.
오사카의 간사히 공항에 내린 딸이 처음으로 보내온 소식은
“너무 더워”였다.
역시 일본이 남쪽에 있긴 남쪽에 있나 보다.
더위를 잘 이겨내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딸, 잘하리라 믿어!
4 thoughts on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다”
저희도 지난주 도쿄의 주말 폭염을 겪고 왔는데, 진짜 덥더군요.
와세다도 한 번 가볼까 하다가 더위와 동선이 안 맞아 못 갔는데, 시내를 걷고
돌아다니면서 늘 그랬듯이 대체로 평온하고 안정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스타 같은 저가항공으로 언제 한 번 다시 다녀오시죠.
이제는 방학 때 아이가 들어오는게 아니라
애엄마가 나가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ㅋㅋ
어찌나 더운지 걸어다닐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하더군요.
지구 온난화의 여파인가 봅니다.
일본 사람이 그러는데 어렸을 때는
선풍기로 여름을 났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아고..아이도 내품에 있을때..그때 뿐인가요..
이렇게 장성해서 커면 떨어져 살아야 되는거라니..
따님 시집보내기가 쉽지 않을듯해요..아 저도..딸아이 하나 뿐인데..
국내 있으면 떨어져 살아도 언제든 볼 수 있으니
크게 상심안하셔도 되요. ㅋㅋ
다만 유학 보내니 좀 많이 보고 싶더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