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와 나리꽃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7월 11일 서울 천호동에서
원추리

원추리가 피는 계절이다.
이때쯤 나리꽃도 함께 핀다.
사실 아는 사람에게 두 꽃은 확연하게 다르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흘낏 주고 지나치는 시선에는
다 그 꽃이 그 꽃 같다.
둘이 비슷하게 보인다는 얘기이다.
색이나 전체적인 모양은 비슷하지만
나리꽃은 얼굴에 주근깨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반면 원추리는 얼굴이 아주 말끔하다.
때문에 나는 원추리를 볼 때마다
혹시 나리꽃이 성형외과가서 주근깨를 뺀 뒤에
원추리라고 개명한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성형으로 얼굴바꾸는 것이
일상사가 되어버린 나라에서 살다보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성형의 부작용이 때로 꽃을 보는 눈으로 튄다.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7월 25일 경기도 양평의 추읍산에서
나리꽃

6 thoughts on “원추리와 나리꽃

  1. 자연의 성형이 유전자 코드에 녹아 있나 봐요.^^.
    저도 늘 헛갈린 건데 이젠 점 있고 없고 차이를 깨우쳤어요.
    좋은 시간 되시고요…

    1. 도심지 돌아다니다 보니 원추리는 여기저기 공원에서 자주 만나게 되더라구요.
      나리꽃은 산에 가야 만나는데 사람들이 화단에 심어 놓은 경우도 있어서 더러 보았어요.

  2. 안녕하세요,얄라입니다~

    다음주 7월 20일(토) 저녁에 우리 오블벗들 한번 볼 수 있을까요?

    제가 그때쯤 서울에 살짝 있으면서 지인들 또 살짝 만나뵙고 가려고요.

    어떻게 시간이 되어 들어가게 되었는데

    짧은 지리산 등반도 한 번 해보고 출국하려고요…

    종로나 사당 어디가 좋을까요?

    제가 18일쯤 들어가면 연락처 있는 몇 분들께 전화해보려는데…

    동원님, 잘 지내시지요?^^

    1. 올여름에는 못보는가 했는데 이런 반가울데가..
      당근 얼굴 봐야죠.
      들어오자마자 전화줘요.
      일단 한국 들어오셨다고 연락 취할께요.

  3. 여름산에서 자주 보게 되는 이 꽃들이 같은 게 아니었군요.
    원추리가 나리꽃한테 (성형을) 원추? 하고 놀리니까 (그럼요) 나리! 해서 붙은
    이름이 아닐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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