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근육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7월 15일 서울 천호동의 광진교 위에서

물은 근육질의 힘을 갖고 있다.
대개의 물은 깊어지면서 조용해진다.
조용해진 물은 힘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하지만 가끔 물이 그 힘의 근육을
노골적으로 내보일 때도 있다.
홍수 때 불어난 몸집으로 강을 내려다가
교각이 길을 막으면
그때 물은 우람한 근육을 드러낸다.
길을 막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무언의 경고이다.
그 근육질의 힘에 걸려들면 우리는 끝장이다.
가급적 물의 길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물은 근육을 세우지 않고
조용히 살도록 해주어야 한다.

8 thoughts on “물의 근육

    1. 홍수나도 적당히 안전한 곳을 잘 골라 수영했던 몸이라 물이 무섭다는 생각은 잘 못했었는데.. 이 날은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빨려들 것 같은 공포가 몰려오더라구요.

  1. 김동원 선생님, 잘 지내셨는지요? 인하대 황승식입니다. ‘물의 근육’이라는 제목의 사진글을 보고 멍하니 쳐다보다 인사 차 댓글 남깁니다. 저는 갈비뼈가 드러난 웃통 벗은 남자로 보입니다. ^^;;;

    1. 안녕하세요.
      블로그에서도 뵙게 되네요.
      인연 맺어준 오규원 선생님께 감사드려야 겠어요.
      여자들에게 이 물의 남자를 조심하라고 해야 겠어요.
      매력적인 남자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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