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고 있지.
네가 원래 둥근 것이 아니라
네가 가진 표면 장력 때문에
네가 둥글다는 것을.
표면 장력이란 영어로는 Surface Tension.
말하자면 표면을 긴장 상태로 유지해주는 힘 같은 것.
그 긴장을 내려놓는 순간,
너는 표면에 털썩 주저앉아 퍼지고 말지.
우리도 그렇게 긴장할 때가 있지.
누군가를 사랑하여
그에게 예뻐보이고 싶을 때
우리들도 바싹 긴장하곤 하지.
그러고 보면 우리는 대단해.
원래 표면 장력의 긴장감은
온도가 높아지면 낮아지는 법인데
우리는 사랑으로 뜨거워질 때
오히려 표면 장력의 긴장감을 더욱 높여가지.
그리고 그 긴장감으로 예쁘게 치장을 하지.
그러다 사랑이 식으면
우리들의 표면 장력은 스르르 긴장을 풀고 말지.
우리들의 표면 장력은
자연과는 정반대로 움직이는 셈이지.
비가 그친 뒤의 나뭇잎을 지나칠 때마다
나는 여기저기서 물방울의 긴장을 보게 되지.
우리만 긴장할 때 예쁜 줄 알았는데
심지어 물방울도
표면 장력으로 긴장할 때가 예쁘긴 예쁘지.
4 thoughts on “물의 긴장”
저는 장력을 장악하는 힘으로 이해하고 掌力이라 쓰는지 알았는데,
영어 그대로를 옮긴 긴장(緊張)에 쓰이는 張力으로 쓴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사랑법을 이야기해 주시는데, 과학 상식에 어학 상식까지 덤으로 얻어갑니다.^^
전 한문은 안찾아 봤는데 한문도 그렇군요.
수학하고 과학은 우리 학문이 아니라서 자꾸만 영어로 들여다 보게 됩니다.
요즘은 물리학책을 가끔 들척이는데 보통 흥미로운 것이 아니더군요.
긴장이라는 단어가 떠 올랐어요.
역시 긴장이라는 단어가 나오내요…
톡 건들리면 터져버릴 것만 같은. …
툭 건들이면 앙….하고 울음보가
터져 저릴럿만 같은….긴장감….
시인들보다 과학자들이 더 시적인 거 같아요.
물방울에서 긴장을 감지해 냈으니 말예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