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충망의 매미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7월 26일 우리 집에서

방충망에 매미가 날아와 앉았다.
카메라 들이대도 도망가지도 않는다.
가끔 울어재키기까지 했다.
멀리서 들을 때는 시원한 소리였는데
가까이서 들으니 귀청 떨어뜨릴 소리이다.
덕분에 우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는 있었다.
울 때는 배가 부풀고
울음을 그치니 배가 줄어든다.
확연하진 않았지만 눈으로 확인이 될 정도였다.
뱃심으로 우는 거였구나.
그나저나 너무 시끄럽다.
저기요, 매미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공연장은 저기 아래쪽으로 보이는
느티나무 홀로 알고 있어요.
공연장을 알려주어도 잠시 더 버티더니
햇볕나고 뜨거워지니까 그제서야 날아가 버렸다.
방충망에 잠시 머물다간 매미 때문에
매미에 대한 옛생각도 났다.
매미는 대게 맴맴하고 우는데
울음소리로 이름을 달리 부른 매미가 있었다.
그 매미는 쎄울쎄울 울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매미를 쎄울매미라고 불렀다.
울음소리만 들었을 뿐 본 적은 없다.
노래는 쎄울매미가 제일 잘 불렀다.

2 thoughts on “방충망의 매미

  1. 저희집도 한여름엔 매미들의 코러스가 제법 들을 만해요.
    보통은 시간차로 한놈씩 와서 1분 정도씩 울다 가는데, 어떤 날은 두 놈, 세 놈이
    한꺼번에 몰려와 새벽잠을 깨울 때가 있곤 하죠. 그럴 땐 할 수 없이 방충망을
    한 번 탁 쳐 주면 위 아래 다른 집으로들 몰려가곤 하죠.
    새벽인 지금도 귓가에 맴맴 소리가 잔향처럼 남아 있어요.

    1. 한 놈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두 놈. 세 놈이면 정말 정신 없겠습니다. 바로 코앞이 방충망이라 정말 리얼하게 감상해야 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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