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충망에 매미가 날아와 앉았다.
카메라 들이대도 도망가지도 않는다.
가끔 울어재키기까지 했다.
멀리서 들을 때는 시원한 소리였는데
가까이서 들으니 귀청 떨어뜨릴 소리이다.
덕분에 우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는 있었다.
울 때는 배가 부풀고
울음을 그치니 배가 줄어든다.
확연하진 않았지만 눈으로 확인이 될 정도였다.
뱃심으로 우는 거였구나.
그나저나 너무 시끄럽다.
저기요, 매미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공연장은 저기 아래쪽으로 보이는
느티나무 홀로 알고 있어요.
공연장을 알려주어도 잠시 더 버티더니
햇볕나고 뜨거워지니까 그제서야 날아가 버렸다.
방충망에 잠시 머물다간 매미 때문에
매미에 대한 옛생각도 났다.
매미는 대게 맴맴하고 우는데
울음소리로 이름을 달리 부른 매미가 있었다.
그 매미는 쎄울쎄울 울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매미를 쎄울매미라고 불렀다.
울음소리만 들었을 뿐 본 적은 없다.
노래는 쎄울매미가 제일 잘 불렀다.
2 thoughts on “방충망의 매미”
저희집도 한여름엔 매미들의 코러스가 제법 들을 만해요.
보통은 시간차로 한놈씩 와서 1분 정도씩 울다 가는데, 어떤 날은 두 놈, 세 놈이
한꺼번에 몰려와 새벽잠을 깨울 때가 있곤 하죠. 그럴 땐 할 수 없이 방충망을
한 번 탁 쳐 주면 위 아래 다른 집으로들 몰려가곤 하죠.
새벽인 지금도 귓가에 맴맴 소리가 잔향처럼 남아 있어요.
한 놈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두 놈. 세 놈이면 정말 정신 없겠습니다. 바로 코앞이 방충망이라 정말 리얼하게 감상해야 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