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구름이 좋은 날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일제히 걸음을 멈추고
구름을 올려다 보는 장면을 꿈꾸었다.
하지만 구름을 보기 위해
걸음을 멈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그 실망을 메꾸기 위해
나만 실컷 넋놓고
구름을 올려다 보았다.
나는 꿈꾸었다.
구름이 부풀어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오늘 같은 날 눈앞을 방해하는 것 하나 없이
원없이 구름을 보라고
거리의 높은 빌딩들이
일제히 키를 낮추며
지상으로 납짝 엎드리는 장면을.
어느 건물도 키를 낮추지 않았고
거리에선 경찰 버스들마저 벽을 치고
내 시야를 가로막았다.
어느 것도 앞을 비켜주지 않았다.
구름이 더욱 높게
부풀어 오르는 수밖에 없었다.
4 thoughts on “구름 좋은 날의 꿈”
오늘 출근길의 커다란 뭉게구름도 아주 볼만해 문득 차를 세우고 구름 구경하고
싶어졌습니다만, 아쉽게도 외곽순환도로 위였지요.
사진 속의 사람들이 다들 키가 커 보이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게
서서 찍지 않고 앉아서 찍어주신 것 같은데요.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으셨나 봐요.^^
이런 날 검단산이라도 올랐으면 정말 좋았겠다 싶더라구요.
어제 오늘 하늘의 구름이 아주 좋네요.
카메라가 구름을 자주 보게 하더군요^^.
카메라없었으면 저도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