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의 비운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8월 17일 우리 집(천호동 단독 시절)에서

알람처럼 비운의 물건도 없다.
깨워달래서,
그것도 어김없이
그 시간에 깨워주는데
고마워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깨워줄 때마다
모두가 지겨워하며 일어난다.
그럴려면 아예 깨워달라질 말던가.
기계들이 무던해서 그렇지
사람 같았으면
벌써 그럼 니가 알아서 일어나라고
큰소리나고도 남았을 일이다.

4 thoughts on “알람의 비운

  1. 그러고보니 자명종부터 최근 먹통이 된 2G폰까지 알람 기능을 가진 이런저런
    기기들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집안 어느 구석엔가 주인도 모르게 놀거나 자고 있는
    애들이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1. 스마트폰 생긴 뒤로 그걸 사전으로도 이용하고 네비도 하고 날씨도 보고.. 검색도 하고 알람으로도 사용하고 그러다 보니.. 많은 것들이 자리를 잃은 것 같아요. 요건 딸이 대학교 1학년 때 일본에서 사용했던 것이었는데 추억 돋는 물품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알람은 그렇게 신경질을 유발하는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2.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주면 보따리 내놔라는 시대거든요.

    살다보면 점점 염치 없어지는 사람들이 늘어 나죠.
    하물며 기계에게서야 뭐.ㅋㅋㅋ

    그러므로 조금식 조금식 불행이 늘어가는 건 아닌지 모를 일 입니다.ㅎㅎㅎ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