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영봉에 올랐다.
영봉에 오르면 인수봉을 마주하게 된다.
원래는 도봉산으로 가려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중간쯤에
영봉과 도봉산으로 방향을 나누어주는
갈림길이 있으려니 했다.
하지만 그런 갈림길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길의 방향은
영봉으로 걸음을 떼던
산밑자락의 우이동에서
어느 한쪽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도봉산으로 가려면
미리 그곳에서
산을 오르는 방향을 달리 잡았어야 했다.
길은 원래 생각한 곳과 다른 곳으로 나를 데려갔지만
간만에 오른 영봉의 풍경은 아주 좋았다.
영봉에서 바라보는 인수봉은 우람하기 이를데 없다.
거대한 바위가 만들어내는
묵직한 무게감이 상당히 남다르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자태가 그대로 마음에 그득찬다.
그러고 보면 참 마음이란 대단하다.
그 우람한 산도 들어와 넉넉하게 담긴다.
인수봉은 마치
산도 담길만큼 넓게 쓸 수 있는 것이 마음이니
그 넓은 마음, 너무 좁게 쓰지 말라고 얘기해주는 듯하다.
문득 인수봉 밑자락까지 가보고 싶었으나
풀린 다리의 힘이 만류를 하여
영봉에서 마주한 인수봉의 모습으로 만족하고
발길을 돌렸다.
올해는 한가한 주중의 적당한 시기를 골라
난생처음 북한산 백운대에 오르고
그곳에서 바라본 인수봉의 느낌도
마음에 담아볼 생각이다.
2 thoughts on “북한산 인수봉과 마음”
무슨 Mountain Geography 표지나 접힌 화보를 펼쳐 보는 것 같습니다.^^
보통 인수봉은 백운대 오르내리면서 보거나 도봉산쪽에서 여러 봉우리를 함께
조망할 때 꼭대기 부분만 보곤 했는데, 전경이 잡힌 게 아주 볼만 합니다.
영봉은 어디서 출발해 어떻게 오르나요?
도선사로 올라가는 우이동 계곡 입구는 똑같아요.
그곳에서 도선사로.. 영봉으로.. 도봉산으로 갈라지더라구요.
그러니까 우이동 입구에서 세곳으로 갈 수가 있었어요.
도선사로 올라가서 백운대쪽으로 가다가
중간에 잠깐 영봉에 들렀다 가는게 제일 빨라요.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는 생전처음 가보는 영덕사쪽 길로 올라갔어요.
그 길이 도선사쪽 길보다 전망은 훨씬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우이동 입구에서 도봉산으로 한번 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