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에 한강에 낚싯대를 드리운 당신,
당신은 무슨 고기를 낚으려
밤도 마다않고 이렇게 강변에 선 것인가요?
아뇨.
난 지금 고기를 낚고 있는게 아니예요.
난 어둠을 낚고 있어요.
도시에선 밤이 되어도 불빛에 쫓겨
이제 어둠이 지낼만한 곳을
찾을 수가 없게 되었죠.
그래서 어둠들이 모두
강물 속으로 숨어 들었어요.
나는 그 어둠을 낚을 거예요.
낚은 어둠을 집으로 가지고가
창에 두꺼운 커튼을 치고 풀어놓으면
어둠이 밤새 방안을 유유히 헤엄치죠.
그럼 나는 어둠의 물결 소리를 들으며
편안하게 잠에 들곤해요.
오늘도 나는
이 밤에 나의 잠을 달콤하게 눕혀줄
어둠을 낚고 있어요.
4 thoughts on “어둠의 낚시꾼”
어둠을 왜 낚을까 싶은 생각이 잠시 스쳤어요~^^..
서울에선 칠흑같은 어둠은 보기 힘든 것 같아요.
하필 밤낚시라 그런 생각이 들더라는.
한강에서 낚시 못하게 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허용되는 곳도 있는 모양입니다.
하긴 이 태공은 고기가 아닌 어둠울 낚고 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던지는 족족
월척은 저리 가랄 정도로 손맛 단단히 느끼겠는걸요.^^
잠실보에서 성수대교 정도까지인가 허용되는 것 같더라구요.
천호동 강변은 금지 구간 같아요.
구름이 좋아 나갔는데
나가는 사이에 구름들이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말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