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의 한 정류장에서
양수리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의 기둥에
버스에 대한 그리움이 새겨져 있었다.
경기도로 나가니 가는 곳에 따라
버스가 아주 뜸했고
버스가 뜸하니
버스도 그리움이 되었다.
다행이 나는 그리움을
정류장 기둥에 새길 일은 없었다.
곧바로 버스가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스를 세워놓고
양수리 시장 가냐고 물어야 했다.
그곳에서 생전 처음 보는
8번 버스였기 때문이었다.
혹시 이 8번 버스를 기다린 것일까.
나중에 알아보니
이 버스는 하루에 두 번 다닌다고 하는 것 같다.
그리움이 될만도 하다.
보통은 167번 버스를 타고 가던 길을
누군가의 그리움이 되었을 지도 모를
8번 버스를 타고 갔다.
2 thoughts on “버스와 그리움”
싱그럽네요.^^
누군지 모르지만 엽이는 좋겠어요.
팔당댐 가는 도로 담벼락에 큼지막하게 써 놓은 이름들보다 더 간절해 보여요.
이건 작아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보기도 어렵더라구요.
기둥이라고 했지만 굵기가 종아리 정도 굵기거든요.
근데 버스가 정말 늦게 오기는 오나봐요.
다음 정류장에서 타는 분이 정말 버스 늦게 온다고 투덜거리면서 올라오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