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위력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9월 23일 경남 통영의 이순신 공원에서

이순신 장군께서 명하셨다.

-구름 함대는 속히 진격하라.
가서 적을 섬멸토록 하라.

구름은 장군께 물었다.

-근데 장군님,
오늘 우리가 무찔러야 할 적은 무엇이옵니까?

장군이 말씀하셨다.

-오늘의 적은
가을인데도 여전히 지글지글 끓으며
마치 여름인양 버티고 있는 저 뜨거운 태양이다.
여름 태양을 섬멸하여
속히 가을의 길을 터주도록 하라.

통영에서
장군의 명을 받은 구름 함대가
출격하는 것을 보고
서울로 돌아왔다.

다음 날 서울에 비가 내렸다.

이순신 장군은 여전히 대단하시다.

창을 비집고 집안으로 들어온 바람에
가을의 냉기가 묻어 있었다.

4 thoughts on “이순신 장군의 위력

  1. ㅎㅎ 이건 시인의 상상력이 아니라 소년의 멋진 신세계인데요.
    근데, 동상이 웬지 낯선데요. 저분, 장군님 맞나요?

    1. 구름 함대가 앞으로 보이도록 찍다보니 그만.
      아주 큰 칼을 옆에 들고 계셨습니다.
      그 옛날엔 바다를 지배하시더니
      이제는 주로 하늘을 지배하고 계셨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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