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바닷가를 하염없이 걷다
거대한 바위산을 보았다.
산 위로 나무가
머리털처럼 자라 있었다.
몸은 버리고 생각만 남겨둔 것일까.
오랜 자연의 생각 하나가
뒤통수를 내게 보이며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오랜 생각이었으랴.
내 삶으로 그 오랜 세월을 이어 붙인다면
아마도 평생동안 손가락을 접고 펴도 모자라리라.
바위가 바라보는 바다를 함께 바라보다
묵는 곳으로 돌아왔다.
오랜 생각 속을
몸으로 걷다 돌아온 느낌이었다.
가끔 생각으로 생각을 잡으려 하는 짓이 부질없다.
그냥 생각 속을 몸으로 걷다 돌아오는 시간이 좋았다.
알 수 없으리라.
걷고 또 잠깐씩 쉬는 동안
생각이 내 발에,
혹은 내 몸에 새겨졌을 지도.
4 thoughts on “바닷가의 바위산”
우매한 저는 이 장면에서도 바다 풍경 즐기며 생각을 담아오는 것보다
저 바위산 한 바퀴 돌아보노라면 어딘지 위로 올라가는 틈새길이 있을 거란
미로 찾기에 골몰하네요. 막상 있다 해도 굳이 올라가진 않을 거면서요.^^
저는 이 바위산 옆의 산에서 바다 풍경을 봐서 그런 듯 싶어요.
반대편에서 산을 올라 반대편으로 내려왔더니 이 바위산이 있더라구요.
저도 돌아보고 싶었는데..
배고프다고 빨리오라고 전화가 와서 그때부터 부지런히 걸었죠. ㅋㅋ
여기까지 가는데만 1시간은 걸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느낌이 많으시니까요…
고개 저으며 억지로 떨치는 것도 부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이 시대는 생각을 너무 안해서 탈난 시대인데요…
요기 근처에 작은 산이 하나 있는데
거길 땀을 흘리며 올라갔다 내려왔더니
요런 바위산이 바닷가에서 맞아주더라구요.
가까이 가보고 싶었는데 저녁먹자고 전화오는 바람에
사진만찍고 안녕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