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가을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10월 6일 경기도 퇴촌에서

나무는 여름은 지상과 나누질 않았다.
초록을 움켜쥐고 지상에 내놓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가을은 지상과 나눈다.
사람들이 가을을 좋아하는 것은
나무가 가을을 지상과 나눌 때
그 가을을 사람들 마음에도 나누어주기 때문이다.
나무 밑에 나무가 지상과 나눈 가을이 엷게 덮여 있었다.
지상과 나눈 나무의 가을로 지상에도 가을이 덮였다.

4 thoughts on “나무의 가을

  1. 그래서 그런지 요맘때 가을을 덮는 나뭇잎들이 의외로 아름다운 것 같아요.
    조금 더 진하고 넉넉하게 덮어줄 십일월이 기다려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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