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몸살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10월 20일 울릉도 저동항에서

바람이 불면
바다가 몸살을 앓는다.
바다가 몸살을 앓으면
파도가 높게 인다.
몸살로 앓는
아픈 몸의 위로
길을 갈 수는 없다.
그래서 파도가 높은 날에는
배를 띄우지 않는다.
바다의 몸살이 가라앉길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언제쯤 나을지
누구도 기약할 수가 없다.
몸살의 바다가
물결로 펄펄 끓을 때
우리는 모두 바닷가에서
바다를 걱정했다.
우리의 마음 때문이었을까.
바다는 우리까지만
뱃길을 열어주었다.

2 thoughts on “바다의 몸살

  1. 울릉도에 다녀오셨군요. 육지와는 색다른 풍경 사진이 기대됩니다.
    저는 바다와 친숙하지 않아서 바다가 몸살을 앓는다는 정서가 조금 낯설고,
    그저 문학적 표현으로만 다가왔는데, 이 사진을 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싶군요.

    1. 2박3일 일정으로 떠났다가 일본에 온 태풍 때문에 1박2일로 마쳐야 했습니다. 아름다운 섬이더군요. 한 한달 정도 머물면 좋겠다 싶은 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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