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물의 단풍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11월 4일 경기도 남한산성의 둔촌동쪽 계곡에서

단풍잎이 계곡의 물에 떨어졌다.
색은 대게 물에 풀어지는 법이지만
어느 잎도 색을 물에 풀어놓지 않았다.
모든 잎이 색을 손아귀에 꼭쥐고 있었다.
뜨거운 여름을 넘기고
가을에 얻은 소중한 색이 분명했다.
노랗고 빨간 색들이 물을 둥둥 떠다녔다.
손아귀에 쥔 색을 물에 씻어
투명하게 헹구고 있었다.
어느 잎도 색을 물에 풀어놓지는 않았다.

4 thoughts on “계곡물의 단풍

    1. 구도가 더 좋은 방향이 있었는데 저녁 때라 제 그림자가 지더라구요. 서쪽에 있는 계곡은 아침에 와서 찍어야 겠구나 싶었습니다.

    1. 요 사진을 찍고 났더니 계곡 좋은 도봉산에 한번 가야겠다 싶어졌습니다.
      나무의 단풍도 좋지만 이렇게 물에 떨어진 것도 상당히 괜찮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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