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엔 얼키고 설킨 나뭇가지이지만
청설모에겐 허공에 난 길이다.
우리는 길이 몸보다 좁아지면
곧바로 몸이 불안해지지만
청설모는 제 발의 폭 정도만 주어지면
흔들리는 길도 어디로든지 그를 안내해주는
친절하고 안정된 길이다.
우리는 길이 수직으로 서면
그때부터 길이 아니라 벽이지만
청솔모에게 길이란
수평과 수직을 가리지 않는다.
나무 위를 올려다보니
길들이 촘촘하고 어지럽게 얽혀 있었고
청설모 한 마리가 날렵한 동작으로
그 길을 때로는 걸어서,
또 때로는 날아서 가고 있었다.
가끔 길을 가다 우리처럼 그 길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나뭇가지는 나무가 내는 허공의 길이었다.
4 thoughts on “청설모와 나뭇가지”
오늘은 허공의 길..하나 배웠습니다.저도 허공으로 ? 으~~ㅎㅎㅎㅎ
좋은 주말 되시길 바라구요 ~~!~~
길 위로 날아다니더군요. ㅋㅋ 멀리서 본 적은 있어도 이번처럼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인듯 싶습니다. 다람쥐는 좀 경계가 느슨한데 이 녀석은 아주 경계심이 많아 보이더라구요.
녀석이 없었다면 평범해 보였을 나뭇가지들이 갑자기 서로 연결된
고속도로가 됐네요.^^ 저도 가끔 산에서 만나는데, 바닥에선 시속 10km도
안 내던 녀석이 나무에만 오르면 몇 십 km는 거뜬하게 내며 도망치곤 하더군요.
어찌나 빠른지 카메라가 쫓아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공중에 뜬 것도 하나 찍히기 했어요. 눈알이 반짝반짝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