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사진 알바

Photo by Kim Dong Won

가끔 사진 알바를 하기도 한다.
보통은 행사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 그 일이다.
환갑 잔치 사진을 찍어준 경우도 있다.
모두 개인이나 단체가 기념으로 간직하거나 보관할 사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잡지에 실릴 사진을 찍었다.
11월초에 일본의 니케이 비즈니스라는 잡지사와
이틀 동안 일을 한 것이 그 일이었다.
일해주고 돈은 엔화로 받았다.
1만5천엔이었다.
내년 1월에 그녀가 딸에게 갈 때 가져가라고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다.
독특한 경험이었다.
사진 찍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초상권 때문에 사람들에게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점이었다.
대개는 잡지에 실릴 사진을 좀 찍고 있다고 하면
크게 거부 반응 보이지 않고 응해주었다.
다소 까다롭게 군 사람도 있었으나
끝까지 찍지 못하게 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일본에서 사진이 사용된 잡지를 보내왔다.
찍은 사진은 두 페이지에 걸쳐 사용이 되었다.
일하면서 또 한가지 힘들었던 점은
일본 기자나 나나 영어가 서툴러서
의사 소통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일할 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어디로 이동할 때 서로 말없이 가야하는 침묵의 시간이 아주 어색했다.
덧붙여 또하나 힘들었던 점은 사진만 찍어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취재를 원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아내
그곳을 안내하는 것도 내 일이었다.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녔는데
절반은 제대로 찾아갔고 절반은 허탕을 쳤다.
일본 기자가 원한 곳은 사람들이 핸드폰 구매를 많이 하는 곳이었는데
퍼뜩 떠오르는 곳이 용산, 테크노마트 등이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썰렁하여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택시 운전사들의 불친절 때문에 난감할 때도 있었다.
어떤 택시 운전사는 가드 레일이 100m는 됨직한 거리에서
그 한 중간에 택시를 세워주었다.
열불나서 싸울 번 했다.
또 신도림가자고 했는데 대림역에서 우리를 내려준 경우도 있다.
그곳에 내려 빌딩 이름을 댔더니 포장마차 아저씨가
그건 신도림에 가야지 왜 여기서 찾느냐고 했다.
여기가 신도림 아니냐고 했더니 여긴 대림이라고 했다.
급하게 한정거장을 지하철 타고 가야 했다.
사람 사진 찍는게 가장 어려웠는데
얼굴 나온 사진은 한장밖에 쓰질 않았다.
이번 알바가 그래도 국제적인 알바였고
이 사진들은 엔화벌이한 사진들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 thoughts on “국제적인 사진 알바

  1. 재밌는 경험 – 지내놓고 보면 – 을 하셨네요.
    사진만 아니라 발품에 말품까지 파셔야 했으니까 이틀 일한 알바비로는
    좀 박하다 싶은데요.^^

    1. 그게 일반적으로 받는 것보다는 좀 약했어요.
      근데 첫날은 오후 1시에서 시작하고
      다음 날은 네 시에 끝나서 뭐 큰 불만은 없었죠.
      일본에서 꽤 유명한 잡지라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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