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에 대학 1학년이었다.
그때 딱 두 번의 시위가 있었다.
사실 시위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사회과학관 옥상에서 한 학생이 유인물을 뿌린 것이 그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식당에서 한 학생이
점심 시간에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누어준 것이었다.
5분도 안되어 경찰이 새카맣게 나타나더니 유인물을 모두 낚아채가 버렸다.
학생들이 잡혀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5분의 시위도 허용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을 살았던 나에겐 시위만큼 소중해 보이는 것도 없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박근혜의 당선 무효와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명동 성당 앞에서 청계 광장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8월 23일의 일이었다.
그다지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피로 얻어낸 소중한 권리를 이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들에게 감사했다.
함께 행진하고 촛불 집회에 참가했다.
내게 있어 집회와 시위에 참가하는 것은
어렵게 얻어낸 집회와 시위의 권리를 지켜가는 일이기도 하다.
모여서 외쳐야할 때 모여서 외쳐야 그 권리는 지켜질 것이다.
2 thoughts on “시위의 권리”
배경음악으로 메르세데스 소사의 Gracias A La Vida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Thanks to life란 뜻이군요.
배경 음악으로 아주 어울릴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