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의 다람쥐

동물이나 새가 자연속에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상당히 보기에 좋아 보인다.
물론 그렇게 가까이 지내면서
사람들이 자꾸 먹이를 챙겨주니까
동물이나 새가 야성을 잃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설악산에 갔을 때 본 다람쥐들은
그냥 낙엽을 뒤져서 제 스스로 도토리를 잘 찾아먹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는 친근감은
설악산 산행의 힘겨움을 덜어주는데 크게 한몫했다.

Photo by Kim Dong Won

한계령을 오르자마자 벌써 다람쥐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설악산에선 땅에 떨어진 도토리보다
다람쥐가 더 많은 듯한 느낌이었다.
눈에 띄는 도토리는 다람쥐가 이미 다 챙겨갔는지
땅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Photo by Kim Dong Won

흠흠흠, 여기서 도토리 냄새가 나는 군.
우리가 보기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낙엽들 속에서
다람쥐는 용케도 도토리를 골라낸다.
도토리도 냄새가 있는 것일까.

Photo by Kim Dong Won

도토리는 서로 키를 재지 않는다.
그러니 도토리 키재기란 말은 사실은 억울한 누명이다.
다만 다람쥐들의 맛있는 식사가 되기 위해
가끔 서로 맛을 다투기는 한다.

Photo by Kim Dong Won

흠, 도토리 냄새가 지금 어느 쪽에서 오고 있는 거지.
요쪽인가.

Photo by Kim Dong Won

다람쥐는 기거나 걸어다니는 법이 거의 없다.
대부분 뛰거나 날아다녔다.
바위를 단숨에 뛰어올랐고,
바위와 바위, 나무와 나무 사이를 번개처럼 날아다녔다.

Photo by Kim Dong Won

사람들이 곁을 지나도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
손을 바로 코앞으로 뻗어도
그저 식사하는 데만 열심인 녀석도 보았다.
우리는 녀석들이 신기하고,
그렇게 녀석들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녀석들은 별로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우리는 녀석들에게 도토리만도 못하다.

Photo by Kim Dong Won

냠냠냠, 아, 역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게 설악산 도토리야.

Photo by Kim Dong Won

흥, 너만 구했냐.
나도 한 알 구했다.
도토리를 먹을 때는
이렇게 도토리의 양옆을 잡으시고
뱅뱅 돌려가며 도토리 껍질을 벗기셔야 해요.

Photo by Kim Dong Won

도토리 한입 물면
무는 순간 벌써 도토리 맛이 꿀처럼 입안에 가득하죠.

Photo by Kim Dong Won

그렇게 쳐다보셔도 소용이 없어요.
요건 제 특별식이라 날로는 아무도 못먹거든요.
도토리 맛은 역시 끝내줘요.

7 thoughts on “설악산의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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