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나 새가 자연속에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상당히 보기에 좋아 보인다.
물론 그렇게 가까이 지내면서
사람들이 자꾸 먹이를 챙겨주니까
동물이나 새가 야성을 잃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설악산에 갔을 때 본 다람쥐들은
그냥 낙엽을 뒤져서 제 스스로 도토리를 잘 찾아먹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는 친근감은
설악산 산행의 힘겨움을 덜어주는데 크게 한몫했다.
한계령을 오르자마자 벌써 다람쥐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설악산에선 땅에 떨어진 도토리보다
다람쥐가 더 많은 듯한 느낌이었다.
눈에 띄는 도토리는 다람쥐가 이미 다 챙겨갔는지
땅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흠흠흠, 여기서 도토리 냄새가 나는 군.
우리가 보기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낙엽들 속에서
다람쥐는 용케도 도토리를 골라낸다.
도토리도 냄새가 있는 것일까.
도토리는 서로 키를 재지 않는다.
그러니 도토리 키재기란 말은 사실은 억울한 누명이다.
다만 다람쥐들의 맛있는 식사가 되기 위해
가끔 서로 맛을 다투기는 한다.
흠, 도토리 냄새가 지금 어느 쪽에서 오고 있는 거지.
요쪽인가.
다람쥐는 기거나 걸어다니는 법이 거의 없다.
대부분 뛰거나 날아다녔다.
바위를 단숨에 뛰어올랐고,
바위와 바위, 나무와 나무 사이를 번개처럼 날아다녔다.
사람들이 곁을 지나도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
손을 바로 코앞으로 뻗어도
그저 식사하는 데만 열심인 녀석도 보았다.
우리는 녀석들이 신기하고,
그렇게 녀석들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녀석들은 별로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우리는 녀석들에게 도토리만도 못하다.
냠냠냠, 아, 역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게 설악산 도토리야.
흥, 너만 구했냐.
나도 한 알 구했다.
도토리를 먹을 때는
이렇게 도토리의 양옆을 잡으시고
뱅뱅 돌려가며 도토리 껍질을 벗기셔야 해요.
도토리 한입 물면
무는 순간 벌써 도토리 맛이 꿀처럼 입안에 가득하죠.
그렇게 쳐다보셔도 소용이 없어요.
요건 제 특별식이라 날로는 아무도 못먹거든요.
도토리 맛은 역시 끝내줘요.
7 thoughts on “설악산의 다람쥐”
부족한 도토리는 제 싸이 도토리로…
-_-;;;
고건 다람쥐가 아니라 제가 써야할 듯.
완전 다람쥐 신세 되었네.
아고,기가 막힌 순간 포착이군요.
다람쥐 젤이쁘네요.
그래도 많이 찍었죠?
올해는 특히 다람쥐가 많더군요.
떫은 도토리 보다는 달콤한 알밤이 더 맛있지 않을까?
아~! 알밤은 겨울에 굴속에서 행복하게 까먹으려고 저장해뒀구나?^^
밤은 아마도 밤에 까먹지 않을까요.
달과 별을 보면서…
이제 봤더니 다람쥐는 완전 웰빙이네.
도토리 묵이 다이어트 음식으로 최고로 꼽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