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 날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박주가리 씨앗도 날개를 갖고 있다.
박주가리 씨앗의 날개는
깃털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날개는 비단실처럼 가늘고 길며
날개가 수없이 많다.
또 윤기흐르는 흰색의 빛을 낸다.
날 때는 바람의 도움을 받는다.
때문에 바람이 불면
박주가리 씨앗은
씨앗으로 머리를 삼고 비상을 꿈꾼다.
하지만 정착하면 날개를 버리고
씨앗으로 돌아간다.
나뭇꾼의 선녀는
정착을 한 뒤에도 하늘을 잊지 못했지만
박주가리 씨앗은 비상을 위해 날개옷을 준비하긴 해도
정착하고 나면 날개옷을 버린다.
한때 비상을 꿈꾸었으나
정착을 한 뒤로 그 꿈을 잊은 사람이 있다면
그도 박주가리과일 수도 있다.
박주가리는 그렇게 비상의 꿈을 잊지만
봄의 한강변을 걷다 보면
매년 봄 박주가리 씨앗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4 thoughts on “박주가리 씨앗의 날개”
특이하게 생겼네요. 이름으로 봐서 나중에 길다란 박이 생기나 봅니다.
막상 보면 끈끈한 게 별 볼품 없을 것 같은데, 사진 속에선 은발을 날리는
멋쟁이로 소개되는군요. 한강변에 저런 게 있다니 신기합니다.
하남쪽 한강변에 특히 많더라구요. 어제 아파트가 시설 보수하느라 세 시간 정도 정전이 되었는데 그 핑계로 어린이대공원 가보았더니 정말 꽃많이 피었더군요. 덕분에 박주가리도 봤는데 씨앗은 다 날아가고 열매 속은 텅비어 있었어요.
아마 박주가리는 바람을 믿었나 봐요^^.
어제도 몇 개 봤는데 바람을 믿을만 하더라구요.
열매 속이 다 텅텅 비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