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염탐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4월 15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꽃망울을 여러 개 잡고 있으면서도
꽃은 딱 하나만 피어 있을 때가 있다.
아마도 그게 조팝나무꽃처럼 봄꽃이라면
먼저 꽃을 피운 녀석은
날씨를 염탐하는 중일 것이다.
봄엔 한꺼번에 몰려나왔다가
날씨라도 가라앉으면
모두가 덜덜 떨며 봄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한 녀석에게 먼저 꽃을 열어
봄을 염탐하도록 하는 것이리라.
녀석이 이제 날씨가 완연한 봄이라고 전하면
나머지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것이리라.

2 thoughts on “날씨 염탐

  1. 꽃들에게 그런 지혜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성급하게 꽃망울을 터뜨린 줄로만 알았는데, 정탐꾼 역할을 하는 거였군요.
    꽃들의 팀워크가 볼만합니다.

    1. 올해는 꽃이 피었다가 날씨가 쌀쌀해지는 바람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단 하나 피는게 이런 때 대비한 염탐이었나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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