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길은
빨리 가려 하지 않는다.
길이 속도에 급급하면
직선을 고집하면서
길 앞의 것을
길밖으로 밀어내려 한다.
숲의 길은 정반대이다.
나무가 길을 막으면
직선을 버리고
나무의 자리를 비켜서
방향을 잡는다.
숲의 길은 그래서
직선이 드물다.
직선은 속도에 대한 고집이
완강한 선이다.
우리 또한 속도에 대한 고집이 있어
직선의 길을 편애하곤 한다.
숲에 가면 우리는 조금 달라진다.
숲에서 우리는
직선의 고집을 내려놓은 길을 걸으며
한순간이나마
직선에 대한
우리의 고집도 내려놓는다.
빠르게 가는 속도의 세상에 있을 때보다
우리는 숲의 길을 걸을 때
더 마음이 편하고 또 평화롭다.
2 thoughts on “숲과 길”
확실한 S라인이군요.^^
객산 가는 길에 저리로 빠지는 이정표가 있던데, 아직 못 가 봤습니다.
곡선 길은 직선 길에 비해 아무래도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산에서 만나는 곡선 길도 만만한 건 없는 것 같았습니다,
남한산성 언저리의 길들 가운데서 저는 이 길이 가장 좋더라구요. 호젓하기도 하구요. 5월에는 한번 걸어보던가 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