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면 꽃들의 생애를 모두 함께 할 수 있다.
그때 우리는 싹에서부터 꽃은 물론이고
그것의 씨앗까지를 모두 알 수 있다.
어릴 때는 그런 꽃들이 몇몇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코스모스였다.
직접 씨앗을 뿌려 코스모스를 심고
모가 나면 그것을 차들이 다니는 길가로 옮겨심었다.
시골의 가을길을 장식하던 그 예쁜 코스모스 꽃길은
사실은 당시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의 손으로 만든 길이었다.
어릴 적 초등학교 다닐 때
우리는 한여름에 모두 수업을 손에서 놓고
길가에 코스모스 심는 작업을 했었다.
사실 지겨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일로 나에게 코스모스는
더할나위 없이 친숙한 꽃이 되었다.
친숙함으로 따지면 봉숭아도
순서로 보아 첫손가락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채송화도 그렇다.
코스모스와 봉숭아는 요즘도 자주 본다.
그러나 채송화는 자주 보질 못했다.
가을꽃이라 봄에는 보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보면 내겐
꽃과 열매를 모두 알 수 있는 꽃이다.
2 thoughts on “채송화의 꽃과 씨앗”
재미없고 지겨운 일이었겠지만, 그런 고사리손들이 아름다운 가을길을 만든
게로군요. 저흰 길가에 꽃 심은 기억은 없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이름 모를
고위층들이 올 때 길거리로 불려가 종이 태극기 흔들며 꽃기분을 냈더랬죠.^^
중학교 땐 오후수업 대신 남산에서 나무 젓가락으로 송충이 잡던 기억도 나네요.
어릴 때는 그런 일이 왜 그렇게 지겹던지요. 지금은 그런 일은 없어진 것같더라구요. 대신 도로가에서 가을마다 사람들 눈을 즐겁게 해주던 코스모스 길을 사라졌지만요. 하긴 뭐 심으려고 해도 학교다니는 아이들이 있어야 심죠.